- 자유수영이 끝난 후 탈의실에서 옷을 입는데, 옆사람이 “여기 수경 파는 곳 있나요?” 묻는다.
“없을 거예요, 거울 앞 서랍에 아이들이 놓고 간 수경이 종종 보이던데 한번 찾아보세요”라고 했다. 찾아보더니 없단다.
강습 시작할 시간인데, 수경을 안 가져온 모양이다. 그냥 나오려다, “제 수경 빌려드릴 테니, 끝나고 카운터 직원에게 맡겨주실래요?”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내 수경을 빌려주고 나오려는데, 굳이 내 전화번호를 묻는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혹시 모르니까 알려달라고 해서 번호를 알려줬다. 그런데 이름도 알려달란다.
내 이름을 한번에 알아듣는 것을 살면서 단 한번도 경험한 적 없었기에, 이름이 어려우니 그냥 수경이라고 써놓아 주세요라고 말하고 나왔다.
가벼운 선의에 굳이 인연까지 얹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그냥 초면끼리라도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가벼운 선의를 나눌 수 있는 사회가 좋으니까.
- 당근 앱에 무거운 탁상용 영문 타자기를 매물로 올려놨다.
몇 달만에 사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이달 말쯤 주말에 사러와도 되겠느냐고 한다. 사려는 사람의 지역을 보니 근처다.
지금은 지방에 와 있어서 주말에 사러 오겠다고 한다. 지금은 어디냐고 물었더니 대구란다.
최근에 거래 지역이 대구인 곳이 종종 있었다. 무슨 인연인가?
서울에서는 매진된 숏핀 오리발의 재고가 남아 있는 곳이 대구였고, 중고 디젤 밴을 사려고 엔카 매물을 검색했더니 하필 내가 원하는 가격과 연식, 제원의 차가 대구에 있는 차였고, 내가 들고 옮기기도 무거운 탁상용 타자기를 사려는 사람도 대구에서 주말을 이용해서 오겠다고 한다.
나는 대구와 별 인연은 없었는데…
무거워서 차를 가지고 와야 할 거라고 말하니, 여행용 캐리어를 가지고 와서 담아갈 생각이라고 한다. 생각만 해도 사서 옮겨가는 과정이 힘들 것 같은 상상이 된다. “이번 주중에 서울에서 통영(고향을 딱 찍어 말하지는 않았다)에 갈 일이 있는데, 많이 둘러야 하는 곳이 아니면 가는 길에 가져다 드릴까요?” – 바보야, 그걸 말이라고 물어보니?
당연히 그래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단다.
에혀, 말해 놓고 내비를 보니, 내가 가는 길에 대구는 없다. 나는 대진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대구는 50km를 둘러야 하고, 최소 1시간 이상 더 운전을 해야 한다. 에혀, 고마워하니 좋은 거래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당근 판매 300km 배달이라니ㅜ.ㅜ
- 더부살이 하는 웹 서버가 죽어서 두어 주 블로그에 접속할 수 없었다.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첫번째 목적이 메모할 내용을 기록해 뒀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쉽게 찾아보기 위한 목적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메모가 다른 이에게 가끔 검색으로 연결되어 도움을 주면 작은 보람인 셈이고.그런데 서버가 내려가 있는 동안 분명히 정리해 놓은 메모를 검색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의 글을 구글링해서 찾아야 했다. 한번에 정리된 글을 찾을 수 없어서 여러번 검색을 했고, 검색된 글들도 내가 원하는 내용이 정리된 글이 아니니 여러 편을 읽어서 다시 머리 속으로 정리를 해야 한다. 이미 내가 정리해 놓은 내용이 있으면서도 서버가 내려져서 열어볼 수 없으니 꽤 불편했다. 역시 정리 목적의 메모는 나 자신에게 필요한 과정이었다.
더부살이를 허락해 준 웹 서버 주인에게 더 잘하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