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마음에 남는 책들

By | 2018-02-22

감명 깊게 읽은 책들

  1.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서울: 더클래식, 2018. –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은 위대한 작가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작품, 작가! 전체 2부로 계획된 작품 중 1부만 완성하고 2부를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이 너무나 아쉽다. ⟪죄와 벌⟫은 민음사 판으로 읽었는데, 같은 사람의 번역이 맞나 싶은 느낌이어서 카라마조프는 더클래식 판으로 읽음.
  2. 박 경리. ⟪토지⟫ – 20권 5부작으로 된 대작이지만, 제1부 4권은 단편 뺨치는 빠른 전개로 쉴틈없이 빨려들어 읽게 만든다. 한국어로 쓰인 위대한 작품. 러시아에는 도스토옙스키가 있고, 우리나라에는 박 경리가 있다.
     
  3. 김 용옥. ⟪금강경 강해⟫. 서울: 통나무, 1999. – “⟪금강경⟫은 논리의 전개가 아니다. 이것은 깨달음의 찬가요, 해탈의 노래다.”(371쪽) 99년에 간행된 책을 2019년에야 찾아서 읽다니…
  4. 리영희, 임헌영. ⟪대화: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 양장본으로 출간한 한길사는, 전자책은 걸레로 냈다. 무식한 탓인지 무례한 탓인지 도무지 용서가 안 되는 수준으로.
    1. 해방 이후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인류사회에는 오직 광적인 반공주의적 가치관과 병적인 극우적 세계관밖에 없는 줄 알고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그것과는 반대인 것, 때로는 그것보다 훨씬 높은 가치와 가치체계, 그것과 다른 인간적 사유와 존재양식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것으로 이루어진 사회와 국가들이 많다는 현실 등을 처음 알게 된 거지요.(460~461쪽)
    2. 세계의 정치개혁 운동사에서, 어느 나라의 경우에나 큰 공통점이 있어요. 즉, 우익은 이권으로 뭉치고 좌익은 이념으로 모이지만, 동시에 우익은 이권분배의 크기로 분열하고, 좌익은 이념을 지나치게 정밀화.세밀화하는 ‘작음’의 고질적 아집 때문에 망한다는 역사적 경험이에요.(625쪽)
    3. ⟪한겨레신문⟫이 1988년 5월 15일 창간되어 나올 때, 인쇄기에서 신문이 회전하면서 첫 장이 떨어질 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지난 20~30년 동안의 반독재 투쟁이 이 순간에 이 종이 한 장으로 결산된다는 생각이 들더군. 정말 벅찬 감격이었어요. 다 눈물을 흘렸어요. 참 대단한 일이었지.(643쪽)
       
  5.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 어른들을 위한 동화. 최고!
  6.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 사람도 냄새로 먼저 설득된다며 그림처럼 이어지는 향기 묘사.
  7. 박 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자전적 소설의 제1부와 제2부에 해당.
    ⟪한 말씀만 하소서⟫ –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사후의 생멸을 믿을 수 있는 확실한 보증이었다. … … 내 기억력말고는 아들이 존재했었다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은 이 세상이 도무지 낯설고 싫다. 그런 세상과는 생전 화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 … 세상엔 남의 불행이 위안이 되는 고통이 얼마든지 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 “중매로 혼인했어도 남편은 잘 만났었다 싶어요. 우리 그이가 회갑도 못 넘기고 세상 뜬 데 대해서도 여한이 없어요. 창환이를 앞세우지 않고 자기가 휘딱 앞서갔으니 참 복도 많다 싶어 부럽다 못해 알밉기까지 한걸요. 제가 부러운 건 오직 그이뿐이에요. 자다가도 그이가 부러워 가슴이 저리기 시작한 밤을 홀딱 새우고 말죠.”
  8. 김 용옥.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총3권. 서울: 통나무, 2002. – 차례에서 “윤회“가 보여서 읽다. 붓다에게 들을 수는 없지만, 달라이라마로부터 들을 수는 있으니.
    우선 ‘영혼의 동일성의 지속’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우리 티벹에서는 윤회의 과정에서 전생의 존재가 확인된 사람들을 뚤꾸라고 부릅니다. … 저는 제 전대 13대 달라이라마의 뚤꾸입니다. … 나는 아무런 자유의지도 없는 13대 달라이라마의 지속체인가? 그의 영혼, 그의 의식, 그의 마음의 모든 것이 나에게 고스란히 옮겨져 온 것인가? …” – 694쪽
     
  9. 조 정래. ⟪태백산맥⟫ – 아픈 우리 현대사.
  10. 김 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 선입견에 허를 찌르는 재기 넘치는 비판.
  11. 김 훈. ⟪칼의 노래⟫ – 산문인데 운율이 느껴지는 단문의 매력. (제목에 “칼, 살인” 들어가면 읽기가 꺼려진다)
  12. 이 기형. ⟪여운형 평전⟫. 3판 5쇄. 서울: 실천문학, 2007.
    “삭풍은 나모 긋테 불고 명월은 눈속에 찬듸
    만리변성에 일장검 집고 서서
    긴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거시 업세라.
    몽양의 방에 걸려 있던 시조들 중 김 종서 장군의 시조” – 268쪽
  13. 김용옥. ⟪우린 너무 몰랐다⟫. 서울: 통나무, 2019.
    1. 빨갱이이기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라, 죽었기 때문에 빨갱이라는 영원히 뗄 수 없는 딱지가… – 108쪽
    2. 불과 아주 짧은 몇 주간의 시간 내에 대한민국 정부가 자국민을 1만 1천여 명이나 학살한 이 사건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 110쪽
    3. 미국은 오직 한국을 영토적 관심에서만, 즉 군사기지적 관심에서만 바라보았다(이러한 문제는 나중에 제주4·3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 145쪽
    4. 진실로 이승만은 “거룩한 사기꾼(a holy impostor)”이다. 전혀 자기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방편에 따라 마구 뇌까리는 데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 그리고 그의 언변은 고급스러운 구색을 갖추고 있다. 이런 인간에게 누구든지 걸리기만 하면 당할 수밖에 없다. – 151쪽
    5. 합리주의자들의 연역적 획일주의는 무서운 폭력을 수반한다. 나는 이런 폭력을 “형이상학적 폭력(Metaphysical Violence)”이라고 명명한다. – 190쪽
    6. 우리가 제주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은, 슬픈 제주를 슬프지 않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 슬픔에 동참하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슬픔을 슬프게 느낄 때만이 그 슬픔은 정의로운 에너지를 분출합니다.
      슬픈 제주는 알고보면 우리 민족 전체의 모습입니다. 슬픈 제주는 외딴 섬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선대륙 전체의 이야기입니다. – 218쪽
    7. 이승만의 명령: 어린아이들까지 다 죽여라!
      “모든 지도자 이하로 남녀아동까지라도 일일이 조사해서 불순분자는 다 제거하고 조직을 엄밀히 해서 반역적 사상이 만연되지 못하게 하며 앞으로 어떠한 법령이 혹 발포되더라도 전 밍중이 절대 복종해서 이런 비행이 다시는 없도록 방위해야 될 것”
      여기 너무도 끔직한 말은 “남녀아동까지라도”라는 말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자국의 국민을 어린아이까지라도 불순분자는 다 잡아죽이라고 명령한 것이다. – 303쪽
  14.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 사피엔스를 먼저 읽고 총균쇠를 다음에 읽었다.
  15.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 사피엔스는 역작, 호모데우스는 그럭저럭…
  16. 김 삼웅. ⟪노무현 평전⟫. 서울: 책으로보는세상, 2012. –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16대 총선에서 낙선한 노무현이 당선자보다도 더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그의 ‘장렬한’ 낙선을 지켜본 민중들이 그에게로 모여들었다. 한국 정치의 희망을 ‘낙선 종결자’ 노무현에게서 발견한 것이다. 그리하여 정치인 최초의 팬클럽 ‘노사모’가 결성되었다. 시대의 양심이 저 밑으로부터 거대한 용암이 되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마음의 갈등이 없지는 않았다. 고향에서 나는 배책받았다.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정치적으로 채벅받았던 곳에 돌아가야 하는가? 그런 고민이 있었다. 이제 정치를 하지 않으니까 마음 편하게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한 편 정치를 그만두기는 했지만 이웃사람으로서 설득할 문제는 계속 설득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내가 고향에 돌아가 사는 것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작은 도우이라도 되기를 바다는 마음도 있었다.“,
    모든 것이 내 책임이었다. 대통령을 하려고 한 것이 분수에 넘치는 욕심이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꾼 지도자가 되려고 한 것이 나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 가난하고 억눌린 노동자들을 돕겠다고 소박하게 시작했던 일이 이렇게 끝나리라는 것을 꿈에라도 생각했다면, 애초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 아직은 무기를 놓지 말자. / 사회의 불의에는 여전히 규탄하고 /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17. 해리 클리프,박병철(옮김) ⟪다정한 물리학⟫. 파주: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2022. – 마이크로파 배경복사의 발견으로 빅뱅이론을 증명한 사실을 비롯하여 실험 물리학자가 쓴 근현대 물리학 연구사. 문과 출신인 나에게도 흥미진진. 초끈이론은 증명하려면 무한대의 경우의 수를 증명해야 해서 현대 물리학에서는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사실도…
늦은 중독(2018)
일 중독으로 제때 했어야 할 여러 가지를 지나쳐버리고 말았지만, 활자 중독에 들게 되어 반갑다.
산행, 달리기, 음악, 영화, 오디오, 수영 등은 시나브로…
    리영희 ⟪대화: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746쪽)을 전자책으로 읽고 나서, 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1062쪽)은 전자책이 나오지 않아서 하드커버로 된 종이책으로 일주일만에 읽었다. 나의 책 읽는 속도는 보통 사람의 1/3밖에 안 돼서, 전에는 4~500쪽만 돼도 시작하기 두려웠는데 이제는 책 두께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혼자 읽기에 아까운 책들

  1. 이 덕일.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 십여 년이나 대리청정을 하던 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게 된 이유를 알게 되다.
    ⟪조선이 버린 천재들⟫(제목에 솔깃했지만 내용은 기대만큼은?), ⟪칼날 위의 역사⟫도 짤막짤막하게 읽기 좋은 글들.
    특히 나라의 운명보다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가 더 우선했던 조선 – 일제 – 기득권이 한눈에 보임.
    광해군(光海君)을 미칠 “광”으로 각인시키고, 진보를 좌익으로 연상시키려고 “좌파”라는 말을 달고 사는 수구들. 그럴수록 역사를 읽어야.
  2. 이 덕일. ⟪유성룡-설득과 통합의 리더⟫ – 임진왜란 10년 전에 이 율곡이 십만양병설을 유 성룡이 반대했다고 배운 국사는 좀처럼 수긍할 수 없었는데 비로소 전모를 알게 되다. 제 역사도 제대로 읽고 가르치지 못해서야? (선조 1255, 유성룡 1050+, 이순신 0520). 유성룡이 파직된 날 이순신은 노량해전에서 전사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3. 이 덕일.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한사군이 대동강 근처에 있었다는 왜곡을 바로잡아 준다. 사마 천의 ⟪사기⟫ <태강지리지>에 “낙랑국 서성현에는 갈석산이 있는데” 등의 여러 중국 역사서를 근거로, 낭락국의 갈석산이 현재의 창리현에 있는 갈석산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떻게 국내 주류 사학자들이 ⟪삼국사기⟫ 고대사 기록은 창작이라 하면서 ⟪일본서기⟫ 고대사 기록은 역사적 사실이라고들 하는지?
     
  4. 신 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권력을 유지하여 한 사람의 생각을 빌미로 20년 20개월을 감옥에서 살게 한 자들을 역사의 심판에만 맡겨야 하다니?
  5. 이 재운. ⟪칭기즈칸⟫ – 세상에 나가는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바로 네 친구조차!
  6. 신 영복. ⟪담론⟫
  7. 주 진형. ⟪경제, 알아야 바꾼다⟫에필로그부터 읽고 시작하기.
  8. 안 정효. ⟪하얀 전쟁⟫. 서울: 세경북스, 2014. 개정판 2쇄. – 전쟁터에 참여했던 지식인의 고뇌를 이보다 잘 묘사할 수 있을까? 곳곳의 빼어난 묘사에 비하여 서사의 부족과 평이한 맺음이 아쉽다.
    “한 번 전쟁을 겪은 사람에게는 그 전쟁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성숙이 시작되는 시기에 의식의 밑바닥으로 스며드는 전쟁터에서의 경험, 감각을 마비시키는 그런 경험은 깨어나면 홀가분하게 없어지게 마련인 그런 악몽과는 같지 않다. 인간의 과거란 잇몸에 낀 찐득거리는 더러움이나 마찬가지로 불쾌하고 끈질기다. 과거는 현재를 파먹고 덮어버리는 침전물이다. 그래서 과거에 겪은 전쟁은 현재의 기억에서 지워지지를 않는다. 전쟁 때문에 타의에 의해서 파괴된 영혼은 십 년이 지나도 본디 상태로 재생되지 못하는 까닭에서이다.
    코울릿지와 드라이덴의 시에 감격하는 교수님의 강의를 부지런히 공책에 받아쓰던 나는, 대학을 졸업한 지 겨우 일 년쯤 후에, 총을 들고 베트남의 어둑어둑한 정글로 가서 인간 사냥을 다녔다. 베트남에서 보낸 그 일 년 동안에 벌어진 사건들은 영혼을 불에 달군 쇠로 지진 낙인이었다. 살아서 돌아온 다음에도 여러 해 동안 나는 전쟁터에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을 하나하나 머릿속에 그려보고 되새기면서 수십 번도 더 그 상황을 다시 살았다. 그때 적이, 우리들이, 그리고 내가 왜 어떻게 그런 행동을 했었는지 아무리 따져보아도, 끝내 납득이 가지 않았다. 대단위 집단을 이루고 편을 짜서 살인을 위한 기계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대량 살육을 할 능력은 동물들 가운데 오직 인간만이 지녔다.
    나는 왜 내가 전쟁의 터전을 내 발로 스스로 찾아갔었는지 조차도 설명하기가 힘들다.” – 37~38쪽.
     
  9.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 기득권층은 고이면 썩는다는 진리.
  10. 앤디 위어. ⟪마션⟫ – 어쩜 이런 기발한 상상력을?
  11. 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12. 애슐리 반스.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13. 레이 갤러거. ⟪에어비앤비 스토리⟫ –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
  14. 스콧 갤러웨이. ⟪플랫폼 제국의 미래⟫ –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깊은 통찰을 받지는 못한 건 내가 거시적인 안목이 모자란 탓인 듯.
  15. 이 청준. ⟪당신들의 천국⟫. 서울: 문학과지성, 2010. – 1976년에 초판이 나올 때 세로쓰기로 발행되었고 1984년에 가로쓰기 개정판이 나왔으니, 처음 읽었던 83년쯤에는 세로쓰기여서 궁시렁대며 읽었던 기억만 난다. 이번에 다시 전자책으로 나온 2010년 판을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다.
  16. 알베르 카뮈,김화영(옮김) ⟪이방인⟫. 서울: 민음사, 2019. – 짧지만 새롭다. 꾸미지 않는 말로 목숨까지 건 사람… 번역가의 작품 해설의 결말은 산으로 가서 끝맺는다.
  17. 정한아 ⟪술과 바닐라⟫. 파주: 문학동네, 2021. – 이 단편집에 실린 거의 모든 작품이 재밌다. 1년 반만에 전자도서관에 올라 있어서 좋다.
  18. 정한아 ⟪달의 바다⟫. 파주: 문학동네, 2007. – ⟪술과 바닐라⟫를 읽고 이 작가의 책을 몇 권 더 읽었다.
  19. 이민진 ⟪파친코⟫. 서울: 인플루엔셜, 2022. – 읽다 보면 번역서가 맞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 “대학에서 피비의 자신만만하고 침착한 태도가 솔로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 중요해 보이던 피비의 차분함이 도쿄에서는 무관심하고 오만해 보였다.”
  20. 김정현 ⟪아버지⟫. 서울: 황금물고기, 2015. – 향파 이주홍 선생님의 ⟪아버지⟫를 검색하다가 찾을 수 없어서 대신 대출해서 읽은 소설. 내게는 남다른 이야기라 한번에 읽었다.
    “의지와 달리 움직이는 나약함과 그렇게 쓰러지지도 못하는 본능의 비겁함이 싫었다.”(췌장암 말기,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의 독백) “남 박사는 이제 한 사람을 영원히 보내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탈하고 답답했다. 이렇게 자신이 앞장을 서야 한다는 것이 서글프고 싫었다.”(이 마지막 부분 전개는 없었더라면 여운이 더 오래 남았지 싶은데 사족처럼 아쉽다.)

상식: 잡지나 논문, 단행본 제목 표기 방법

    인용 부호(따옴표)에는 크게 작은 따옴표와 큰 따옴표 두 가지가 있다.
    인용 부호는 대화를 표시할 때뿐만 아니라, 강조의 표시에도 쓰고, 출판물의 제목을 표시할 때도 쓴다.
  1. 미국식 가로쓰기에는 따옴표(인용 부호)로 ” “(큰따옴표, 직접 인용)와 ‘ ‘(작은 따옴표, 간접 인용)를 쓰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2. 프랑스는 ” “와 ‘ ‘ 대신에 ⟪ ⟫와 ⟨ ⟩를 쓴다.
  3. 중국이나 일본의 세로쓰기에는 『 』와 「 」를 쓴다(겹낫표와 낫표).
     
  4. 2와 3번에서 잡지와 논문 제목은 작은 따옴표로 묶고, 단행본 제목은 큰 따옴표로 묶는다.
  5. 미국이 잡지나 논문에 ‘ ‘을 쓰고, 단행본에 ” “을 사용했으면 간단히 정리가 됐을 텐데(우리 국어 교과서에서는 이렇게 쓰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는 잡지나 논문 제목은 큰 따옴표로 묶고, 단행본 제목은 이탤릭체로만 구분하고 있어서, 뒤죽박죽을 만들어 놓고 있다.
     
  6. 그러니 부디 이 세 가지 방식 중에 하나를 사용하고, 이 셋을 몽땅 혼용하지 말아주기를 바란다.
    즉 대화에는 ” “와 ‘ ‘로 표기하고, 책이나 잡지 제목은 ⟪ ⟫와 ⟨ ⟩ 또는 『 』와 「 」로 표기하는 식은 좀 삼갔으면 좋겠다. 제일 조악한 경우가 대화는 「 」로 묶어 표시하고 책 제목은 ⟪ ⟫로, 잡지와 논문 제목은 ⟨ ⟩로 표기하는 경우까지 있으니, 할말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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