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를 베낀 갤럭시탭 키보드 커버에 대한 실망

By | 2021-04-29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S6 키보드 커버 사진
사진 위: 갤럭시탭 S6 키보드 커버, 사진 아래: 아이패드 10.5 키보드 커버

아이패드 프로 10.5 전용으로 나온 키보드 커버를 사용해 보고, 화면 보호 기능과 좋은 휴대성과 거치대를 겸할 뿐만 아니라 생김새와 달리 텃치 타이핑 용도에도 쓸만하다. 사악한 가격만 제외하면…

타이핑을 할 때 예상보다 좋은 입력감을 주는 이유는 풀사이즈 키보드를 최대한 유지했기 때문이다. 세벌식으로 입력할 때에도 맨위 숫자키와 일부 기호들도 온전한 글쇠 크기를 유지하고 있어서 일반 키보드로 입력할 때와 비교해서 그다지 불편함이 없다. 문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사용하는 OS가 세벌식 키보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문제 때문에 키보드 활용도가 반감한다.

그래서 아이패드와 키보드 커버를 그대로 베낀 갤럭시탭 S6와 전용 키보드 커버를 사 봤다. 그런데 웬걸? 베끼려면 제대로나 베낄 것이지, 맨위 숫자키 크기 줄여서 키 하나를 더 배치했다. 맨 위에 키 하나 더 추가하려고 숫자 키의 크기를 줄인 것이다.
좌우 가장자리 공간을 남겨서 폭이 좁은 것은 둘째 치고, 맨위 줄의 키가 작아지니 텃치 타이핑하는 위치가 달라진다. 맨 윗줄도 사용하는 세벌식 사용자들은 쓸 수가 없게 된다. 일반적인 키보드는 O 윗줄에 9가 있고 P 윗줄에 0이 있어야 하는데, 삼성 키보드 커버는 O 위에 0이 있고 P 위에 -이 있다. 약 손가락으로 치던 글쇠를 가운데 손가락으로 쳐야 하고, 새끼 손가락으로 치던 글쇠를 약 손가락으로 쳐야 되니, 오타 작렬하게 되어 키보드로서는 쓸모가 없어진다. 키 하나 더 배치하려고 맨위 줄의 키 크기를 줄이다니, 키보드 설계에서 침범하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글로벌 제품 제작사 삼성이라니? 역시 나는 삼성과 인연이 없나 보다. 다른 나라에도 출시할 텐데, 우물안 개구리도 아니고.. 쯧쯧

안드로이드에는 세벌식 키보드 입력이 되므로, 부득이 로지텍 K811 블루투스 키보드를 대신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다. 쓸모없이진 갤럭시탭 S6와 키보드 커버는 장터행~

나이가 들어가니 성가신 일에 몸이 즉시 움직이지 않고 미룰 핑계를 자꾸 찾는다.
장터에 매물을 올리고 구매자를 찾고, 대체 기기를 찾는 일이 성가시다. 며칠은 미루다 문득 탭S6의 키보드 커버를 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맨위 줄 오른손에 할당된 숫자 키 네 개의 자소를 한 칸씩 오른쪽으로 밀 수 있다면, 일반 키보드와 엇비슷하게 입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에게서 받아둔 세나 소스에서 자소 변경을 시도해 봤다. 된다. 개발자도 아닌 내가 소스 수정까지 할 수 있다니… 궁즉통의 진리인가?
일단 이렇게 수정한 세나 키보드 앱으로 며칠 써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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