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시작하다.

By | 2022-07-21

2022년 7월 17일
10km 이상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는 것과 자전거에 입문하는 것은 비용면에 많이 차이가 난다. 그래서 새 자전거로 시작하지 않고 지난 주말에 중고로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하나 샀다. 자이언트 이스케이프2 M 디스크 브레이크 모델로.
 
3년 반쯤 정신을 놓고 있었더니,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 자전거로 건강 관리를 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자전거만 사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정도는 알았다. 안전모와 패딩 바지도는 있어야 한다. 헬맷은 선물 받았고, 패딩 바지는 빕숏으로 주문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장갑, 물통, 후미등, 전조등, 속도계, 블랙박스… 끝이 없다. 오히려 자전거 값보다 필요 장비 값이 더 들 것 같다.

사는 곳이 도심이다 보니,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강변 자전거 도로로 이어지는 곳에 사는 것이 좋은데… 불리한 여건 속에서 자전거에 빠질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조심스럽게 저렴이 장비들을 갖춰 나가고 있다. 더워도 오후 5시 이후에 매일 8km 이상씩 타고 있다. 마음은 20~30km는 달리고 싶은데, 고민이다. 계속 타다 보면 괜찮은 자전거 코스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2022년 7월 27일
자전거를 산 지 열흘쯤 되었는데, 벌써 빠져들고 있는 기분이다. 불가피한 일정이 있는 날을 빼곤 매일 탔으니. 집 근처의 괜찮은 자전거 전용 코스도 찾았다. 어젠 12km를 평속 20km/h 가까이 탓다. 벌써 하이브리드에서 로드 자전거로 넘어가 볼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처음부터 로드 자전거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적응하기 힘들까 봐서였다. 오래 전 중학교 3년을 자전거로 10리 길을 등하교했던 거랑 비슷한 핸들과 자세의 하이브리드 자전거로 시작하면, 적응에 성공할 확률을 높을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제 매일 탈 거면 로드도 타 보고 싶어진다. 나는 또 이런 식인가…^^


2022년 7월 29일
친한 후배가 처음에 타던 로드 자전거를 선물해 줬다. 심지어 전체 정비와 장비 교체까지 한 상태로… 늘 그 마음에 감동하게 된다.
선물 받은 날, 로드 자전거에 적응도 해 보기 전에 끌려가서 한강 자전거 도로를 30km쯤 주행했다. 당초 걱정했던 것보다 로드 자전거에 적응하기에 어렵지는 않았다. 편한 자전거 전용 도로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자세가 꽤 불편했다. 적응하려면 한두 달쯤 걸린다는 후배의 말에 걱정이 피어올랐다.
다음날 며칠 전에 발견한 집 근처 괜찮은 자전거 코스를 주행해 봤는데, 하이브리드보다 로드의 평균 속도가 느리게 나왔다. 기분 우울. 이게 뭐라고, 기분까지 흔들리게 만드는지. 소심함…
어쨌건 두어 주 주행한 다음에도 적응이 잘 안 되면, 그땐 하이브리드로 정착할지 말지를 선택하기로 했다.

두 주 정도 자전거를 타면서, 달리기와 자전거의 차이를 하나 깨달았다.
자전거는 최고 속도에 가깝게 달리다가도 기어변속으로 편안한 주행으로 바꾸면 심호흡이 정돈되면서 다시 평균 속도를 내면서 주행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10km 이상의 달리기는 이런 게 불가능했다. 달리다가 기분이 내킨다고 한번 과속질주를 하다가는 금방 오버 패이스로 완주도 힘들게 만들곤 했었다. 달리기는 패이스 안배를 철저히 지키면서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치를 꾸준히 내는 것이 중요했지만, 자전거는 아직은 10~30km 짧은 거리만 주행해서 그런지, 잠깐씩 만나는 오르막에서 힘차게 패달을 밟는 것은 이어지는 내리막이나 평지에서 좀 쉴 수 있으니, 큰 문제없이 평균속도를 이어가며 완주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쩌면 100km 이상 긴 거리는 주행해 보지 않아서 하는 소리일지도?


2022년 8월 6일
후배에게 로드 자전거를 돌려줬다.
몸으로 하는 운동은 단련 기간이 필요해 보여서, 3~6개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꾸준히 탄 후에 어떤 자전거로 기변할지 생각해 볼 생각이다. 그런데 요즘 자건거 값이 장난 아니다. 공급이 달려서 돈이 있다고 원하는 모델을 살 수도 없다 보니, 2~3년쯤 타던 중고 자전거 값이 새 자전거 살 때 값에 가깝게 형성돼 있다. 입문용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괜찮은 걸로 선택한 것 같으니, 당분간은 딴 생각 말고 열심히 타 보자.


2022년 8월 10일
자이언트 콘트롤 미니 콤보 휴대용 펌프
휴대용 공기 주입기(펼친 모습)도 샀다. “자이언트 콘트롤 미니 콤보”를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하면 27,000원에 살 수 있다.
214g의 가벼운 펌프
접으면 자전거에 부착할 수 있는 작은 크기가 되며, 무게도 214g밖에 안 나가기 때문에 먼 거리를 탈 때에 가지고 다니기에도 좋아 보인다.
공기 펌프를 산 김에 내려가서 자전거 타이어의 공기압을 채웠다. 타이어에는 75psi까지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앞은 66, 뒤는 70psi 정도로 맞췄다. 그리고 알리에서 싼틱 빕숏을 하나 더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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