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나무의 열매, 코코넛

By | 2007-04-15

태국의 골프장에서 코코넛 주스의 그윽한 매력을 비로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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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매력적인 간식이 코코넛이다. 한낮 아프리카의 뜨거운 열기는 무엇이라도 달구겠다는 듯 이글이글 타오른다. 건조하면서 뜨겁다. 무언가를 마시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다. 그럴 때 갈증을 달래주는 게 연한 녹색의 열대과일인 코코넛이다. 코코넛 열매 안에는 물이 있다. 두꺼운 껍질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싶지만, 흔들어보면 ‘찰랑찰랑’ 경쾌한 소리가 난다.

코코넛은 거리의 리어카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코코넛 하나를 골라 커다란 칼로 위를 툭 잘라서 구멍을 내고, 꽂아주는 빨대로 한 모금 마시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속이 시원해진다.

사실 현지인들은 이 물을 먹기 위해서 코코넛을 사지 않는다. 열매 안쪽의 하얗게 젤리처럼 생긴 과육이 이 열매의 생명이다. 단맛과 고소한 맛이 나 그대로 먹거나 기름을 짠다. 과육을 깎아 말려서 과자로 먹기도 하는데, 내가 터득하기론 술안주로 딱이다. 여행자로 다닐 때는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코코넛의 세계였다. 그런데 살다 보니 코코넛의 세계는 무궁무진했다.

현지인들은 기름을 쓰지 않고 이것으로만 요리를 한다. 코코넛을 쇠막대기로 반으로 깬 뒤, 한쪽을 붙잡고 동그란 작은 코코넛 전용 칼로 안의 것을 모두 긁어낸다. 과육이 수북하게 눈처럼 쌓이면 따뜻한 물을 부어 손으로 꼭 짠다. 3번을 짜는데 첫 물은 진해 우유처럼 뽀얗고, 마지막은 쌀뜨물을 여러 번 헹군 것처럼 희미하다. 진한 첫 물은 요리에 넣는데 달콤한 향이 나고 음식이 부드러워진다. 마지막 물은 밥을 할 때 밥물로 쓰는데 고소한 향과 함께 영양도 배가 된다.

요리 외에도 과육을 짠 기름은 식용유로 쓰고 비누나 화장품을 만드는 데 쓴다. 나도 코코넛 로션을 무척 좋아하는데, 값도 싸고 그윽한 향기가 나서 몸에 바르면 건조한 아프리카 기후에서 가려움증을 예방해준다. 열매를 감싸고 있는 섬유층은 카펫이나 로프 등을 만드는 데 쓰이며 단단한 껍데기는 생활용품이나 공예품 재료가 된다.

더 말할 것 없이 코코넛 없는 생활은 ‘앙코 없는 찐빵’이다. 좋은 코코넛은 두드려보아서 소리가 ‘통통’ 하고 맑게 나고 흔들었을 때 찰랑거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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